한우산업 발전과
고품질 축산물 공급을 위한
보증씨수소 보급 및 사양관리
정리 ㅣ 편집부
자료 ㅣ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개량평가과
우리 먹거리들은 지속적인 개량을 통해 점점 발전해왔다.
배추는 원래 얼갈이와 비슷한 모양이었지만, 개량을 통해 크고 속이 알찬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섭취 시 편리한 씨없는수박도 개량의 결과물이다.
이처럼 개량은 시대와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지속되고 있다.
우리의 소중한 토종자원인 한우도 마찬가지다.
한우개량을 시작한지 50여 년 동안 체중은 2배, 품질은 8배 가량 향상되며
국가 종축사업의 발전을 이끌며 소비자들에게는 고품질의 한우를 제공하고 있다.
우수한 유전능력을 가진
보증씨수소 선발·정액 보급
젖소 보증씨수소 티오피(T.O.P, H-682)
가축개량이란 저비용 고효율의 축산물 생산을 위한 가축의 경제적 유전 소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심사하면서 선발과 교배를 반복하여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뜻한다. 한우의 맛이나 우유의 고소한 맛 등 유전능력을 향상시켜주는 과학적인 방법이다. 이중 한우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인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개량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1969년부터 한우개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50여 년 동안 한우의 체중은 1974년 358kg에서 1989년 394kg, 2009년 619kg, 2019년 694kg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1등급 이상 출연율은 소 도체 등급판정제도 시행 초기인 1993년 10.7%에서 2005년 47.9%, 2011년 78.3%, 2019년 88.8%로 8.3배 증가해 육질도 크게 좋아졌다.
이처럼 한우의 체중과 품질이 향상된 데에는 한우 보증씨수소의 선발과 정액 보급이 큰 역할을 해왔다. 보증씨수소란 농촌진흥청이 6개월마다 한우 유전능력평가를 실시해 도체중, 등심단면적, 근내지방도, 등지방두께 등이 우수한 유전능력을 가진 한우 수소를 뜻한다.
올해 1월, 농촌진흥청은 가축개량협의회 한우분과위원회를 열고 혈통, 외모, 유전체 정보를 종합하여 유전능력이 뛰어난 한우 보증씨수소 18마리를 새로 선발했다. 새로 뽑은 씨수소 18마리 중 4마리의 유전능력은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씨수소 94마리 정액의 유전능력과 비교해 케이피엔(KPN, Korean proven bull's number) 선발지수가 상위 10%에 포함될 정도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선발된 보증씨수소의 정액은 농협 한우개량사업소를 통해 한우농가에 보급되고 있으며,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한우의 86% 이상이 농촌진흥청에서 선발한 보증씨수소를 통해 태어나고 있다. 특히 보증씨수소 정액 보급으로 지속해서 품질을 향상시켜 연간 2,042억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우 정밀 개량을 위한
유전자칩 기술 활용
한우 개량은 시대와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진행되어 왔다. 1980년대 한우 개량의 주된 목표는 생산성 향상이었다. 이때는 한우의 체중을 늘리기 위한 방향에 가중치를 두고 개량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는 수입산 육우와 차별화될 수 있는 고품질 한우 생산에 중점을 두었다.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육질을 생산하기 위한 개량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2000년대 들어서면서는 18개월령 체중, 등지방두께, 등심면적과 함께 도체중과 근내지방도를 추가하여 평가를 진행함으로써 한우 생산능력과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와 함께 농촌진흥청은 한우의 생산능력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했다. 2020년 개발한 ‘한우 유전자칩2(Hanwoo_60k_v2)’은 국립축산과학원이 개발한 한우 유전자칩1의 기능을 향상시킨 버전으로, 한우 유전자칩을 활용하면 한우의 혈액, 털 등에서 추출한 DNA를 분석해 한우의 육질, 육량 등의 생산 능력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36종의 유전질환을 확인 가능하며, 한우 한 마리당 분석비용도 5만 원 정도로 해외품종 유전정보로 만든 상용칩 분석비용 13만 원보다 저렴하다.
또한 지난 1월에는 젖소 개량을 이끌어 나갈 보증씨수소 3마리, ‘티오피(H-682)’, ‘롤렉스(H-684)’, ‘굿쉐이프(H-668)’를 선발하여 3월부터 젖소 보증씨수소 정액을 농협경제지주 개량사업소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한우 유전자칩 분석 모습
한우 유전자칩
한우 사육기간 단축 등 기술개발로
탄소중립 기여
최근 탄소중립은 전 세계의 과제다. 각 산업 분야에서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으며, 축산 분야 역시 탄소배출을 줄이고자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한우 사육기간 단축 기술을 통해 한우 사육기간을 기존보다 3개월 줄인 28개월 사육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한우 사육 단계마다 영양소 함량을 정밀 조절해 한우 성장과 품질에는 큰 차이가 없으면서 사료비와 관리를 줄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육기간을 3개월 단축하면 한우 한 마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10.4%(약 465kg CO2eq.)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전체 국내 사육 한우에 모두 적용한다면 연간 18만2,000톤의 CO2eq.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가축의 특성에 맞는 정밀사양기술 개발과 사료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도 추진 중이다.
한우는 우리나라의 국가산업이며 농업인들의 소득을 향상시키고, 소비자들에게는 더욱 맛있는 육우를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고마운 존재다. 우리와 오랫동안 함께해온 한우, 앞으로의 역할과 발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