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전목장 이병환 대표는 세상에 태어나 눈을 뜨면서부터 한우와 함께해왔다고 말한다. 그는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신 후 어머니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이었다. 8남매 중 집에서 키우는 소 5마리를 돌보는 것은 중학생이던 이병환 대표의 일이었다. 궂은 날씨에도 소들에게 먹일 풀을 베는 일을 단 하루도 빠트리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 소는 집안의 소중한 재산이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소를 알면 알수록 재미있었고 더 알고 싶어졌었습니다. 배움에 대한 갈증이 점점 커지면서 춘천농업고등학교 축산과에 진학해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관심이 있으니 공부가 재미있었다. 이병환 대표는 공부를 할수록 미래에 돈을 벌 수 있는 길은 ‘축산’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형편이 어려웠기 때문에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연암축산원예대학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갔다. 대학 졸업 후엔 서울에 있는 축산유통회사에 영업사원으로 취업해 관련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병환 대표가 꿈꾸던 길은 아니었다. 1년 만에 직장을 그만두고 가평으로 내려와 인공수정사업을 시작했고, 한국방송통신대학 농학과에도 진학해 학업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가평축협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아 개량지도원으로 일하면서 한우개량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개량지도원으로 일하며 1996년에 대출을 받아 목장을 세울 땅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곧 IMF가 터지면서 대출이자가 치솟았어요.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지만, 오히려 송아지 20마리를 구입했습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소에게 먹이를 주고 정성껏 돌봤지요. 그리고 IMF가 끝나면서 소값이 크게 뛰었고, 첫 출하를 하면서 빚을 다 갚을 수 있었습니다. 소에게 너무 고마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유난히 소에 애착을 갖는 것도 이러한 경험 때문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