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종축의 선발 및 보급으로
우리나라 가축개량을
선도하겠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개량평가과
임기순 과장

글 ㅣ 김주희사진 ㅣ 전예영
한우 등 가축개량은 우수한 종축의 선발과 이의 효과적 교배를 통해 수행된다.
그리고 가축개량을 위해서는 개량목표 설정, 개량계획 작성, 개량 정보의 수집·분석·평가가 필요하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개량평가과는 국가단위 유전평가 및
종축 선발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으로서 우리나라 가축개량을 선도하고 있다.
가축개량평가과 임기순 과장을 만나봤다.

한우·젖소 등 우리나라
가축개량을 이끌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개량평가과
임기순 과장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축산법 제5조에 따라 지난 1993년 가축개량총괄기관으로 지정되어 가축개량을 위한 전 과정을 수행하고 있다. 가축개량평가과는 가축개량총괄연구실과 국제유전평가연구실로 나누어져 총 8명의 연구직들이 우리나라 가축개량을 이끌어오고 있다.
“한우, 젖소, 돼지 등 가축개량을 위해서는 먼저 ‘어떠한 가축이 우수한 것인가’라는 물음에 답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우수한 가축을 선발할 것인지를 계획하고, 이를 위해 가축의 능력을 정확히 추정하여 선발과 교배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해야 하지요. 또한 개량성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를 알고, 개량개획에 맞추어 관련 기관들과의 역할과 업무를 조정하는 등 다양한 일을 수행해야 합니다.”
가축개량의 성과는 세대를 거듭하며 우수종축의 선발과 체계적 교배를 통해 나타나는 것으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개량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축개량은 수 세대를 거쳐야 그 성과가 나타나므로 능력검정방법 및 체계, 우수종축 선발 및 교배방법 등 개량사업의 뼈대를 작성하는 일은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이다.
“예를 들어 한우의 경우, 세대간격이 4년 정도입니다. 약 5세대 정도 지나야 개량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면 개량목표는 적어도 20년 이후를 내다보아야 하는 것이지요. 이에 따라 가축개량평가과에서는 매 10년을 주기로 우리나라 가축개량목표 설정을 위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매 5년 주기로 중간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한우 개량은 1963년 축산법이 제정되면서 시작되어 지역별 품평회에서 입상한 소를 인공수정 씨수소로 선발했다. 그리고 50여년의 세월 동안 한우 개량은 지속적으로 수행되어 왔고, 그 결과 1974년 약 358kg이었던 출하체중은 2019년에는 694kg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한우 육질 1등급 이상 출현율은 1993년 10.7%에서 거세우를 기준으로 2019년 88.8%로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체계적인 한우 개량사업과 가축 사양기술 발달에 힘입은 실로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육우는 체중이 늘어나면 육질이 좀 낮아지고, 육질이 좋아지면 체중은 줄어드는 특징을 보입니다. 하지만 한우는 체중과 육질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유전능력평가를 통한
보증씨수소 선발로 한우 개량

한우개량을 위해선 보증씨수소가 필요하다. 보증씨수소란 씨수소 자손의 능력을 검정하여 그 능력을 보증할 수 있는 씨수소를 의미한다. 한우의 경우 12개월령에 당대검정을 통하여 후보씨수소로 1차 선발하고, 후보씨수소의 자손 6두 이상을 후대검정하여 최종 보증씨수소로 선발하고 있다. 가축개량평가과는 국가차원에서 한우, 젖소의 개체별 능력을 추정하기 위해 국가단위 한우 및 젖소 유전능력평가 프로그램 및 체계 구축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여 1995년부터 연 3~4회씩 우리나라에서 능력검정을 받는 모든 개체에 대한 개체별 유전능력을 추정해 오고 있다.
“한우 보증씨수소는 1년에 2번, 연간 30두 내외로 선발합니다. 그 중 농가 소득과 연관이 높은 도체중 및 근내지방도 유전능력이 우수한 개체의 경우, 농가로부터 많은 문의를 받고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한우는 우리나라에서만 사육하는 단일품종으로 순종교배를 하고 있어 농가가 원한다고 해서 정액을 무한대로 생산할 수는 없습니다. 한우 집단의 근교도 유지를 위해 씨수소당 최대 10~12만개의 정액만을 농협 한우개량사업소를 통해 생산·보급하고 있습니다.”
농가에서 기르고 있는 수소를 이용하여 자가 수정을 하는 것보다 유전능력이 검증된 보증씨수소 정액을 이용하여 계획교배를 할 경우, 암소 축군에 알맞은 씨수소의 선택을 통하여 농가단위 개량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무작정 인기 있는 보증씨수소의 정액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농가에서 보유하고 있는 암소 축군의 능력을 고려하여 정액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과에서는 ‘한우 교배계획 길라잡이’ 책자 및 프로그램을 제작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국립축산과학원 홈페이지에서 엑셀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암소의 혈통정보를 입력하면 암소의 유전능력을 예측할 수 있고,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정액 또는 보유하고 있는 정액과의 교배를 통해 태어날 송아지의 능력과 근교계수도 계산할 수 있습니다.”
한우 보증씨수소 케이피엔(KPN) 1447

앞으로 가축개량평가과는
100년을 내다보는 혜안으로
지속적인 한우 개량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맛,
‘한우’

한우는 2021년 미국의 5대 신문 중 하나인 ‘USA Today’에 지구상에서 가장 맛있는 고기로 소개되었다. 2,000년 이상 한국에서 키워진 소이며, 살코기와 지방의 완벽한 비율로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등 품종소개, 사육방법, 차별화된 맛 등을 상세히 다뤘다.
“외신에서 음식을 이렇게 자세하게 소개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기에 우리나라에서만 사육되고 있는 고유의 육우 품종인 ‘한우’ 관련 기사가 무척 반가웠습니다. WTO, FTA 등 세계무역시장 개방에도 불구하고 고품질, 브랜드 차별화를 통해 수입산 소고기에 밀리지 않고 굳건히 명성을 지키고 있습니다.”
한우고기와 수입 소고기는 지방산의 성분과 함량이 다르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고기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방산인 올레인산의 함량을 비교한 결과, 한우가 약 49~52% 수준으로 수입산(39~42%)보다 높았다. 또한 쇠고기의 맛을 결정하는 전구물질 함량을 비교한 결과, 한우고기가 수입 쇠고기보다 단맛(글루코스)과 감칠맛(구아노신일인산염, 이노신일인산염)을 좌우하는 성분이 많았고, 신맛(락테이트)과 쓴맛(하이포크산틴)을 내는 성분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는 해외에서도 인정할 정도로 맛있는 고기이니 소비자 분들께서 많이 소비해 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육종농가 등에서 한우 개량을 위해 많이 협조해주셨는데, 현재 씨수소 위주 개량에서 암소까지도 개량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으니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가축개량평가과는 100년을 내다보는 혜안으로 지속적인 한우 개량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가축 유전자원인 ‘한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한우의 우수 종축 선발 및 보급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임기순 과장
한우의 우수 종축 선발 및 보급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임기순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