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키트

글 ㅣ 김제림
환경오염이 점차 심해지며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제로웨이스트가 낯설고,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제로웨이스트 키트로 시작해 보자.

 

설거지
비누·천연수세미 키트
식사 후 쌓이는 그릇들을 설거지할 때 주방세제와 수세미 사용은 필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구입해서 사용하는 주방세제에는 알킬페놀, 다이옥산 등 수많은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이 주방세제가 물로 흘러 들어가면 물 위에 거품이 생겨 햇빛, 산소 공급을 막는데, 하천 자정능력을 낮추고 물 속 생물이 살기 어렵게 만든다. 또한 주방세제는 우리 건강에도 해롭다. 그릇에 묻은 주방세제는 물로 여러 번 헹궈도 일부 남아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1년 동안 먹는 주방세제 양이 종이컵으로 1잔 정도라고 한다. 수세미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흔히 쓰는 아크릴 수세미는 플라스틱 섬유로 이루어져 있다. 설거지 과정에서 수세미에 마찰이 발생해 미세플라스틱이 나오면서 수질을 오염시킨다.
이에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주방세제 대신 설거지 비누를, 아크릴 수세미 대신 천연수세미나 삼베수세미를 사용하곤 한다. 설거지 비누는 베이킹소다, 바다소금, 코코넛, 녹차, 병풀, 쌀, 참숯 등 제품마다 성분이 조금씩 다르지만 화학물질이 들어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보통 150~180g 무게의 설거지 비누로 100회 정도 설거지가 가능하다. 특히 고체라 플라스틱 용기가 필요 없다는 것도 좋은 점 중 하나다.
아크릴 수세미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천연수세미는 오이과 식물인 ‘수세미’가 원료다. ‘수세미’를 수확한 후 껍질을 벗겨 그대로 잘 말린 제품이다. 삼베수세미는 ‘삼’이라는 대마줄기로 짠 작물로 수분 흡수가 빠르고 곰팡이를 막는 향균성까지 있는 친환경 수세미다. 친환경 수세미라고 하면 아크릴 수세미보다 거품이 덜 나거나 세척력이 낮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촘촘한 섬유질 덕분에 적은 양의 세제로도 거품이 잘 나고 기름기 제거에도 효과적이라 한 번 사용해 본 사람을 꾸준히 찾는 제로웨이스트 제품이다.
대나무 칫솔·옥수수전분
샤워볼 키트
집과 사무실에서는 물론 여행 시 반드시 챙기는 것이 칫솔이다. 칫솔은 3개월에 한 번 정도 새것으로 교체해 줘야 청결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여행 시 숙박업소나 비행기 또는 기차에서 제공하는 일회용 칫솔은 한두 번 사용하고 버리곤 한다. 칫솔은 매년 수억 개씩 버려지는데, 플라스틱 등 복합 재질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분리수거가 어려워 매립되거나 소각되는데, 매립했을 경우 자연분해 되기까지 500년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각할 경우엔 다이옥신 등 환경호르몬이 공기 중에 머물며 인체는 물론 동·식물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플라스틱 칫솔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대나무칫솔이다. 손잡이 부분을 플라스틱 대신 대나무로 만든 제품으로 코팅이나 염색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생분해가 가능해 5~6개월이면 자연으로 돌아간다. 또한 아크릴 샤워볼 대신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샤워볼이나 곤약스펀지를 사용하면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막을 수 있다. 옥수수전분 100%로 만든 샤워볼은 생분해가 가능하고, 소각할 경우에도 그을음이 발생하지 않는다. 곤약스펀지는 100% 순식물성 생분해 소재로 물을 묻히면 말랑말랑해져 피부에도 자극을 주지 않는다.
사용 후 관리도 중요
설거지 비누, 친환경 수세미, 대나무칫솔, 옥수수전분 샤워볼, 곤약스펀지 등은 사용 후 관리가 중요하다. 설거지 비누는 물기를 잘 말리지 않으면 물렁물렁해질 수 있어 천연수세미로 만든 비누받침대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친환경 수세미, 옥수수전분 샤워볼, 곤약스펀지 역시 물기가 남아 있으면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사용 후엔 물기를 꼭 짠 후 집게 등을 이용해 고정시켜 물기를 말리는 것이 좋다. 대나무칫솔은 사용 후 수건 등을 활용해 물기를 닦은 후 잘 말려 사용하면 곰팡이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