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의 계절 6월, 텃밭에서는 어떤 일을?

글 ㅣ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최세나 농업연구사
언어 특징 중에 ‘분절성’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봄·여름·가을·겨울’ 네 단어로 자연스레 일 년을 나누어 말하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농사를 짓거나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의 계절은 비단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로만 나뉘지는 않습니다.
파종하는 시기, 웃거름을 주는 시기, 수확하는 시기 등 스치는 바람 온도로도 계절은 여러 가지 형태로 쪼개집니다.
여러 농작기 중 6월은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되는 계절입니다.
그만큼 할 일도 많고 신경 쓸 일도 많은데요.
바쁜 6월 텃밭에서는 무슨 일을 해야 할까요?

6월에 심을 수 있는 작물

6월에 심을 수 있는 작물 중 대표적인 것은 콩류입니다. 서리태, 백태, 청태, 선비콩, 팥 등을 심을 수 있는데요. 이들을 파종할 때는 종자 크기와 모양이 균일하고 병에 걸리지 않은 것을 골라야 합니다. 발아율이 떨어지거나 유묘기에 병에 걸리는 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6월은 대파 모종과 고구마 모종을 심기에 적합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대파는 봄 재배 작형과 가을 재배 작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6월에 심을 수 있는 대파는 봄 재배 작형을 말합니다. 5월부터 6월에 모종을 아주심기하여 10월쯤 수확할 수 있습니다.
고구마는 5월부터 모종을 심기 시작합니다. 6월이 지나 모종을 심으면 서리 피해를 받을 수 있으므로 6월 하순 전에 심기를 권장합니다. 여름용으로 개량된 상추나 더위에 강한 쑥갓도 6월에 심을 수 있는 작물 중 하나입니다.

6월에 수확할 수 있는 작물

감자는 6월 중하순에 수확합니다. 감자 지상부가 누렇게 마르는 황엽기부터 수확이 가능한데요. 물 빠짐이 불량하거나 비가 많이 올 때는 썩을 염려가 있으므로 되도록 빨리 수확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확 후에는 일주일 정도 바람이 잘 통하고 햇빛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무는 작기 별로 재배 가능한 품종이 나뉩니다. 봄무, 여름무, 가을무 등으로 나뉘는데 이 중 6월에 수확이 가능한 것은 봄무입니다. 봄무는 노지재배 시 보통 4월 상순에서 중순에 파종하여 6월 상순에서 중순 사이에 수확 가능합니다.
6월에 수확이 가능한 작물 중에는 마늘도 있습니다. 잎 끝 ½~⅔ 정도가 말랐을 때가 마늘 수확 적기입니다. 5월 중하순쯤에는 마늘종이 나오기 시작하는데요. 총포 속 주아 발육(마늘종)은 마늘쪽 비대에 방해되므로 이를 잘라 없애주어야 합니다.
6월 중하순에 수확하는 감자

병해충 관리

텃밭은 작물을 심고, 웃거름을 주고, 수확하는 일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병해충을 관리하는 일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작물을 아무리 제때 심고 양분 관리를 잘 해주어도 병해충 피해를 입으면 결국 얻을 수 있는 수확물 자체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텃밭에서 기승을 부리는 병해충은 대표적으로 진딧물, 총채벌레, 잎벌레, 나방, 달팽이 등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병해충을 관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해당 병해충에 효과가 있는 약제를 처리하는 것입니다. 약제를 사용할 때는 처리 시기가 굉장히 중요한데요. 이를 미리 확인하고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화학 제제가 환경에 끼치는 여러 안 좋은 영향으로 인해 최근 병해충 친환경 제제가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또한 난황유나 설탕물 등을 활용한 천연 제제를 개인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도 합니다.
병해충 피해를 줄이기 위해 동반식물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동반식물이란 함께 심으면 좋은 식물을 뜻하는데요. 해로운 벌레를 쫓고 이로운 벌레를 끌어들이며 토양 영양분 공급에 서로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주 작물로 양배추를 재배하는 경우, 당근, 옥수수와 같이 심으면 병해충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상추가 주작물인 경우는 마늘, 양파와 함께 심으면 좋습니다. 이외에도 마늘은 딸기, 고추는 마늘, 들깨 등과 함께 심으면 병해충 피해를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장마 대비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보통 6월 하순부터는 장마가 시작됩니다. 장마가 시작되면 토양 입자 사이 틈이 빗물로 가득 차 식물이 숨쉬기 힘들어집니다. 햇빛도 부족해 약해지기도 쉽습니다. 병해충 피해가 물줄기를 통해 확산되기 쉽고, 빗물로 인해 땅속 영양분이 쓸려 내려가 작물 생육에 안 좋은 환경이 조성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장마에 대비해 두둑 경사를 잘 만들어 배수에 힘써야 합니다. 또한 지지대도 잘 설치해 많은 비에 농작물이 쓰러지는 것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비닐 멀칭을 활용하면 비로 인한 영양분 유실과 병해충 피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습니다.
텃밭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 6월은 한마디로 진정한 ‘농사의 계절’입니다. 이 농사의 계절에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 놓아야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장마에 대비한 비닐 멀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