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와 고령은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지역이면서
그 안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새긴 그림이 있고, 대가야 사람들이 만든 토기가 있다.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만드는 나무 작품과 건강하게 요리해낸 한 상이 있다. 이곳 사람들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내며 시간 속에 문화를 새겨 넣는다.
나무 향기 맡으며 휴식
경북 청도군 풍각면의 호젓한 시골길을 따라 걷다 보면 멀리서도 조금 특별해 보이는 건물이 하나 보인다.
화가인 주인장이 한옥을 개조해서 손수 나무로 지은 집 ‘꿈꾸는 공작소’다. 꿈꾸는 공작소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은은한 나무 향기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목공미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보니 어디에서든 나무 향기를 느낄 수 있다.
‘꿈꾸는 공작소’라는 이름 역시도 재미있다. 꿈과 뜻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즐거운 일들을 꾸밀 수 있기를 바라면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이곳의 주인장 조경현 씨는 미술대학을 졸업한 화가다. 1995년 이 마을에 정착해 ‘생활 속 예술’을 꿈꾸며 이 특별한 공간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이곳에 오면 누구나 아이디어를 내어 목공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나무인형이나 나무장난감, 나무도마, 나무스피커 등 평소에 꿈꿨던 나무소품들을 만들어보자.
디자인부터 마무리까지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
숙소에 들어서면 넓은 유리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에 마음을 빼앗긴다. 큰 창문 밖에 평화로운 시골 풍경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따뜻한 차를 한 잔 마시며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어느 계절에 가더라도 멋진 풍경을 만난다.
숙소 뒤쪽으로 걸어 올라가면 대나무숲이 나온다. 이 숲에는 또 하나의 즐거운 휴식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해먹이다.
해먹에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흔들리는 대나무들을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명상이 되는 기분이다. 잠시 눈을 감고 대나무숲이 연주하는 자연의 음악을 감상해보는 것도 좋겠다.
저녁 식사로는 숙소 마당에서 바비큐 등을 즐길 수 있는데, 마을 안에는 가게가 없기 때문에 먹고 싶은 음식은 미리 준비해 오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라면 풍각 버스터미널 근처에 위치한 마트에서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면 된다.
꿈꾸는 공작소는 사계절 자연과 어우러진 시골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나무 향기를 맡으며 자연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휴식처다. 나에게 휴식을 선물하고 싶을 때, 떠나기 좋은 청도다.
꿈꾸는 공작소
위치 |
경상북도 청도군 풍각면 호동길 32
전화 |
010-6852-8969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청도에 온 김에 경북 여행을 조금 더 누려보자. 꿈꾸는 공작소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달리면 경북 고령의 농가맛집 ‘참살이’를 만날 수 있다.
‘참살이’라는 이름부터가 농가맛집의 지향점을 말해준다. ‘참살이’는 영어로 말하자면 웰빙(Well-being)쯤 될 것이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자는 뜻을 담아 이러한 상호를 지었다고 한다.
농가맛집답게 참살이의 상에 오르는 음식들은 모두 건강하다. 직접 농사를 지은 싱싱한 농산물과 주위 농가로부터 직거래한 재료를 가지고 요리한다.
여기에 최해연 대표가 종가집 친정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깊은 손맛과 장맛이 어우러진다.
또한 직접 연구 개발한 천연소스와 발효액으로 만든 기본양념으로 맛을 더하니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참살이를 대표하는 메뉴는 크게 세 종류다. 참살이 정식, 정나눔 정식, 자연인 정식이 그것이다.
세 가지 정식에는 기본적으로 한우 아롱사태 수육과 한우육회, 취나물 밥과 청국장이 나온다.
이것만으로도 근사한 한 상일 텐데, 정식에 따라 또 다른 메뉴들이 추가된다.
참살이 정식에는 고등어 반 마리 구이가 추가되고, 정나눔 정식에는 한우 소고기버섯 전골이 더해진다.
또한 자연인 정식을 선택하면 참가자미 무침회와 들 깨꼬투리부각 등을 더 맛볼 수 있다. 가격도 일인당 15,000원에서 20,000원 사이라 부담이 덜하다.
농가맛집의 정성스런 한 상을 맛볼 수 있는 기회다.
참살이
위치 |
경상북도 고령군 대가야읍 큰골길 208
전화 |
054-954-1466
영업시간 |
12:00~19:00 *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역사 속 이야기를 만나다
운문사는 청도를 대표하는 사찰이다. 청도 운문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 고찰로 비구니 사찰로도 알려져 있다.
560년(진흥왕 21)에 창건된 것을 608년 원광국사가, 신라 말기에는 보양 국사가 중건했다.
경내에는 보물 제317호인 석조여래좌상, 보물 제193호인 금당 앞 석등이 있다. 또한 천연기념물 제180호인 처진 소나무가 있는데, 가지가 밑으로 늘어지는 점이 보통 소나무와 다르다.
어떤 고승이 소나무 가지를 꺾어서 심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풍경이 아름다운 사찰로 유명하다.
고령 지산동고분군은 삼국시대 대가야의 고분군이다. 대량의 토기와 금동관, 갑옷, 투구, 긴칼과 꾸미개류가 출토된 바 있다.
4~6세기경 축조된 대가야 지배계층 무덤으로 추정된다. 외형상으로는 모두 원형 봉토분이며 규모에 따라 대형분, 중형분, 소형분으로 구분한다.
올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웃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왕릉전시관과 대가야박물관에서 가면 지산동에서 출토된 유물들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다.
함께 가볼 만한 곳
청도군 화양읍에 위치한 작은 저수지다. 저수지 가득 연이 자라난다.
여름에는 연꽃들이 활짝 피어나고, 겨울이면 연줄기들이 고개를 숙인다.
해질 무렵의 풍경이 아름다워 사진가들이 많이 찾는 명소다.
대한제국 말기인 1898년에 완공된 남성현 터널을 와인터널로 재탄생시켰다.
자연석 터널로 온도가 13~15도 내외를 유지하여 와인이 발효·숙성되기에 안성맞춤이다.
100년 역사를 지닌 터널로 특산품인 반시(감)를 이용하여 만든 와인을 만날 수 있다.
대가야읍 장기리에 위치한 바위에 새겨진 그림이다.
선사시대 신앙과 생활상을 생생하게 표현한 그림으로, 풍요를 기원하는 내용을 바위에 새겼다.
선사시대 사람들의 원시신앙 유적지로 추정된다. 1976년 8월에 보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