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안보가 곧 우리의 미래
콩·밀 자급률 향상

정리 ㅣ 편집부
자료 ㅣ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밭작물개발과
코로나19 확산에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곡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쌀을 제외하고 콩, 밀 등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식량안보를위협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식량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식량자급률 향상은
우리의 식량주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미래를 지키기 위해 가장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해야 하는 일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콩, 밀 자급률 향상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콩 신품종 개발로
자급률 향상 추진

콩 신품종 ‘장풍’ 성숙기 전경
콩 신품종 ‘장풍’ 성숙기 전경
우리나라는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주요 곡물 중 하나인 콩 자급률을 2027년까지 37.9%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는 2021년 기준 82개소(5,500ha)였던 논콩생산단지를 오는 2025년까지 200개소(12,000ha)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논콩 생산에 필요한 파종기, 수확기 등 지원을 비롯해 농가가 안심하고 논콩을 재배할 수 있도록 논콩 전량 수매 등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에 따라 논 생육 및 기계화에 적응성이 향상된 콩 신품종인 ‘장풍’과 2모작 적응성 및 수량성을 향상한 ‘선유2호’를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논은 밭과 비교 시 배수에 취약한 편으로, 배수량 보다 많은 집중 강우가 발생할 경우 침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전북 김제, 부안 등 국내 주요 논콩 재배지역에서는 7월 중순에서 8월 초 이어진 강우로 콩 하부부터 상부까지 다양한 형태로 침수가 발생해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콩 신품종인 ‘장풍’은 분지가 적고 꼬투리 달림이 25cm로 기존 콩 품종들보다 10cm가량 높아 기계 수확에 매우 용이하고 하단부 침수 시에는 개화부 회피 가능성이 있어논에서 재배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다. 논 재배 시 기계수확이 필수적이지만 꼬투리 달림이 13cm 이하인 경우 콤바인 수확 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인 품종이다.
‘선유2호’는 생육기간이 112일 수준으로 짧아 밀-콩 2모작 작부 체계를 확대할 수 있는 품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수량성이 334kg/10a로 높고, 기존 준조숙 품종의 꼬투리 터짐 문제점을 해결한 품종이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장풍’과 ‘선유2호’를 농가현장 평가를 통해 보급 확대를 촉진할 계획으로, 우리나라 콩 자급률 향상 및 농가의 소득 증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밀 자급률 향상을 위한
현장연구 강화 및 신품종 보급

재배 안정성이 높은 밀 신품종 ‘새금강’ 재배현장
재배 안정성이 높은 밀 신품종 ‘새금강’ 재배현장
농촌진흥청은 현재 1% 내외인 밀 자급률을 2025년에는 5%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밀 생산단지에 ‘국산밀재배품질관리지원단’을 운영하여 현장연구를 강화하고, 국산 밀 품질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국산밀재배품질관리지원단’은 매년 생산 단지에서 기후, 토양, 재배여건, 수량, 품질 정보를 수집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품종 선택, 비료주기·물관리, 수확후관리 등 생산 단지별 특이성을 반영한 맞춤형 고품질 밀 생산관리 기술을 설정, 환류(피드백)하는 종합적 기술지원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또한 단기적으로 기존의 생산성과 품질이 낮은 재배품종을 고품질의 신품종으로 신속히 대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성과 재배 안전성이 높고 품질이 더욱 우수한 품종을 지속해서 개발해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면용은 재배 안정성이 높고 생산량이 많아 2022년 품종상을 수상한 ‘새금강’을 신속하게 확대·보급하고, 빵용은 반죽이 잘 부풀고 식감이 부드러운 ‘백강’으로 우선 대체한다. 2024년부터는 고단백질인 ‘황금알’ 품종을 보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농가에 생육일수가 짧고 수량과 품질이 우수한 장류 콩 ‘선유2호’를 추천해 밀-콩 2모작 재배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밀을 적기보다 늦게 심어도 일반적인 수확 시기인 6월 10일쯤에 수확이 가능한 늦뿌림 재배기술을 확립하고, 농업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심는 시기, 품종 선택, 습해 대책, 수익성 등 2모작 재배기술에 관한 현장 교육도 강화해 나간다.

기능성 신품종
콩·밀 개발로 경쟁력 갖춰

알러지 저감 밀 신품종 ‘오프리’
알러지 저감 밀 신품종 ‘오프리’
최근 기능성 성분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콩과 밀 역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기능성 성분을 향상시킨 신품종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검정콩 ‘청자5호’는 비만과 대사증후군 예방에 우수한 효과가 있는 겻으로 알려진 신품종이다.
4주령의 실험쥐 40마리에게 6주 동안 고지방식이를 먹여 비만을 유도한 뒤, 고지방식(대조군), 정상식, 고지방식과 일반콩(대원콩), 고지방식과 검정콩(청자5호)을 먹인 군으로 나눠 6주 동안 실험을 진행한 결과, 고지방식과 ‘청자5호’를 함께 먹인 실험군에서 고지방식만 먹인 대조구에 비해 체중은 35%, 체지방률은 54%, 중성지방은 31%, 총 콜레스테롤은 34%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공복혈당이 대조구 대비 47% 감소해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서리태’라 불리는 재래종 검정콩의 재배적 단점을 개선하고 수량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기계 수확이 수월해 앞으로의 보급 확대가 기대되는 신품종이다.
이와 함께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국산밀 육성·보급을 통해 수입밀과 차별화를 시도하여 밀 자급률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17년 육성한 검붉은색의 ‘아리흑’은 일반 밀보다 안토시아닌, 탄닌, 폴리페놀 등 건강 기능 성분이 더 많고, 항산화 활성은 10배가량 높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전체적인 영양성분 함량이 높고, 일반 밀보다 비타민 B1·B2, 칼슘, 철, 인, 아연 등 무기질 성분이 더 많이 들어 있는 품종이다. 알레르기 저감 밀 ‘오프리’는 미국과 중국에 국제특허가 등록됐으며, 현재 국내 밀 알레르기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기능성 품종들이 개발되면서 앞으로 콩과 밀의 국산화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식량자급률을 향상시키는 것은 우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반드시 수행되어야 한다.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