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감 농원이라는 이름을 스스로 붙이고 농사를 지으면서 황성수 대표가 고민한 것은 판로 확보였다. 아버지는 주로 가락시장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셨지만 보다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 있는 판로를 찾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큰 벤더사를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도 노출이 되지 않으면 판매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찾은 것이 네이버 직거래카페였다.
“처음에 카페에 가입해서 판매를 잘하시는 분들 게시물을 보면서 어떻게 판매를 하시는지 봤어요. 그리고 태추를 소개하니 새로운 품종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 많아서 반응이 좋았죠. 아내랑 번갈아 가면서 컴플레인이 들어오면 빠르게 응대를 했는데, 그런 점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어요.”
직거래로 하다 보니 실제로 들어오는 매출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한층 뿌듯했다. 단감을 지어 돈을 벌어 보니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 한층 농사에 집중하게 되기도 했지만, 늘어나는 수확량이 인터넷 판매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원래 농약을 많이 쓰지 않고 친환경적인 농법으로 단감을 재배하는 것을 강점으로 삼아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통해 저탄소 농산물 인증을 받기도 하면서 다양한 벤더사에 어필하기도 했다. 그중 마켓컬리와 백화점에 납품하는 벤더와 연결되면서 또 다른 판로를 개척한 것은 큰 성과였다.
“처음에 마켓컬리에 납품을 할 때도 품종 덕을 보았어요. 기존에 계약한 농장이 있으면 들어가기 힘든데 태추는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 품종이라 마켓컬리에서도 계약을 맺은 곳이 없었거든요. 그동안에는 빠른 회전과 입소문을 내는 것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태추가 맛있는 품종이라고 소비자의 인식이 뿌리내렸다는 자신감도 생겼어요. 안정적으로 꾸준하게 물량을 공급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단계에 왔죠.”
처음 농사를 지으면서 스스로 땅을 사고 자기 농원을 가꿔나가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과수농사는 농사 초기 5년 정도에는 버는 돈 없이 투자만 해야 하는 만큼 어려움이 많다. 전문기술을 갖추거나 후계농으로서 어느 정도의 기반이 없다면 초기 5년이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처음 수확을 하더라도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사는 데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만한 장점을 갖추는 것도 노력이 필요하다.
“후계농이나 귀농자는 약 2억 원 가량의 대출을 받을 수도 있지만, 거치기간 3년이 끝나면 원금을 다시 상환해야 해요. 과수농사는 수확을 얻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많아 이런 자금 대출만을 믿고 하기는 어렵죠. 여기에 종자와 묘목을 산다고 생각하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하고요. 농사나 지어야겠다고 쉽게 말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 그렇게 농사를 쉽게 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버티는 지도 미지수고요. 저도 아버지 밑에서 농사를 지었던 기반으로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 만큼, 농사를 지으려면 철저한 준비를 통해 들어오라고 전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