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으로서 자립하고 마을에 수익을 돌릴 수 있도록 발전해나가는 것이 현재 슬로시티수산협동조합의 목표다. 또한 협동조합이 자리 잡은 제천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여성기업 등도 함께 상생하면서 더 좋은 제품을 소비자에게 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김은숙 대표가 꿈꾸는 일이다.
“저희 슬로시티수산협동조합 제품 판매장에 오시면 저희 제품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의 마을기업, 여성기업 등의 제품들도 함께 판매되고 있어요. 아직 수익이 많이 남지 않아서 힘든 부분도 있지만, 정직하게 만든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고 싶어요. 그렇게 소비자의 신뢰를 쌓아서 저희 제품을 찾는 분들이 많아지면 마을 주민들의 삶도 한층 나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현재 마을 주민 분들은 농산물 판로 등을 찾기 어려워 힘들어하시거든요. 협동조합의 수익들을 꼭 마을에 환원하고, 마을 주민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개인의 욕심을 내려놓고 마을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김은숙 대표는 사업을 고민하는 여성농업인들에게도 조언을 잊지 않는다. 장밋빛 미래만을 꿈꾸며 사업에 도전하는 여성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가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사업 아이템으로 정하고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여성분들이 철저한 준비나 목표 없이 도전했다가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거든요. 좋은 기회가 생겼는데 준비성이 없어서 놓치는 경우도 있었고요. 마을기업이나 협동조합의 경우는 자신이 잘하고 관심 있는 분야와 마을의 특산물을 접목해 보면 독특한 사업 아이템이 나올 수 있어요. 항상 마을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현재 김은숙 대표는 마을을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밀랍초 만들기 체험도 진행하고 있다. 수산면은 공해가 없어서 양봉을 하면 질 좋은 꿀과 밀랍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은숙 대표의 남편이 양봉을 하기에 좋은 원재료를 수급하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이러한 체험은 마을을 대표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될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저희 협동조합이 생긴 후에 마을기업이 두 곳 더 만들어졌어요. 저희가 작게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내년에 협동조합 건물을 옮기면 300평 정도를 활용할 수 있는데요. 반은 저희가 사용하고, 나머지 반은 주민들이 쉬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려고 해요. 마을 공동프로젝트라고 할까요? 무상임대가 끝나는 10년 후에는 마을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 활용하는 공간으로 발전하는 것이 제 앞으로의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