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최부잣집의 교훈을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가난한 이웃들을 살피고 권력과 탐욕에 휘둘리지 말라는 가르침을 지키며 살았던 최부잣집이 있는 곳이 바로 경주 교촌마을이다. 향교가 있던 곳이라 교촌이라는 이름이 지어진 이 일대는 지금도 최씨 고택을 중심으로 한 전통한옥이 많이 남아있다. 신라 유적으로만 떠올리기 쉬운 경주에서 조선시대 전통 한옥을 볼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곳이다.
교촌마을의 또 다른 강점은 자신의 흥미에 따라 다채롭게 도전해볼 수 있는 여러 체험들이다. 양갱이나 앙금플라워 같은 체험은 10명 이상 단체로 신청해야 가능하다. 그러나 누비로 장신구를 만들거나 부채, 주령구 만들기 체험 등은 개인으로도 가능하다. 한복을 빌려 입고 고색창연한 한옥 사이에 난 길을 따라 산책하는 것도 여행사진을 남기기에 더없이 좋은 체험이다. 매해 1박 2일로 열리는 경주 문화재야행도 교촌마을을 찾는 즐거움을 한껏 끌어올리는 요소다. 밤의 월정교를 배경으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처용설화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탈 대동놀이도 펼쳐진다. 경주 최부잣집부터 향교, 월정교까지 해설사가 안내해주는 문화재 답사도 문화재야행이라는 축제 이름에 걸맞은 체험이다.
최부잣집의 교훈과 가치를 교육해나가기 위한 교육 시설도 있다. ‘최부자 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연령별, 기간별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단순히 옛 전통의 편린을 즐기고만 가는 공간이 아니다. 오래도록 지켜왔고 미래에도 가치 있는 정신문화를 전달하는 곳으로서 교촌마을은 지금도 그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주소 | |
경상북도 경주시 교촌길 39-2 |
전화 | |
054-760-7880 |
주변여행지
교촌마을 주변은 신라인들이 신성하게 여겼던 숲인 계림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일대는 월성과 대릉원 등 다양한 유적지가 산개해 있어 주변을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역사 속 여행이 가능하다. 아니면 잠시 눈을 돌려 꽃구경을 떠나는 것도 가능하다. 첨성대 주변에는 황화코스모스와 핑크뮬리 군락지가 조성되어 있어 햇살 아래 그들의 색채를 완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특히 오후에 가서 꽃과 함께 산책을 한 뒤 첨성대를 들리면 늦은 밤 은은하게 빛나는 특유의 야경까지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