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식량과학원의 중부작물부에서는 보리, 옥수수, 벼, 콩, 귀리 등 다양한 식량작물에 대해 연구하는 부서다. 크게 중부작물과, 수확후이용과, 재배환경과로 나눌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수확후이용과는 작물을 수확한 다음부터의 일을 연구하는 곳이다.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 등을 비롯해 식품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 가공과정을 연구하고 유효성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등도 함께 다룬다.
한국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키울 수 있는 작물들이 보다 건강에 좋고 소비자가 섭취하기 좋은 방향으로 부가가치를 더하는 부서라 볼 수 있겠다. 특히 귀리는 작물을 수확한 뒤 저장 관리를 잘해야 하는 작물이다. 다른 곡물에는 지방이 3%가량 함유되어 있지만, 귀리는 7~9%가량 함유되어 있어 산패의 위험성도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효성분 흡수율을 높일 수 있는 수확 후 가공 과정도 연구가 필요한 작물이다.
“귀리는 곡물 중에서는 유일하게 아베난쓰라마이드를 함유한 슈퍼푸드로서도 유명해요. 그렇지만 겉에 붙은 겨를 제거하는 것을 비롯해 퍼핑 과정이나 로스팅에 필요한 조건 등을 확립하는 과정도 필요했어요. 우리나라에서 많이 먹던 작물은 아니기 때문에 기능성 성분을 밝혀내고 우리 음식에 적용할 수 있는 레시피 등도 작업이 필요하지요.”
농가에서 귀리 재배를 확대하는 데에도 중부작물부의 연구가 필요하다. 귀리는 해외에서는 오트밀로 자주 섭취하는 편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귀리쌀이나 선식 등으로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가공을 위해서는 겨를 없애야 하는데, 쌀이나 보리를 도정하는 기계를 쓸 수 없다. 규모가 큰 곳에서는 자체적으로 도정 시설을 만들지만 중소형 농가에서는 귀리에 접근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급 가능한 도정 기계를 도입하는 것도 필요한 과정이다.
“귀리 재배 확대를 위해선 도정 시설 등의 개발이 필요하지만 사실 재배적인 측면에서는 그리 어렵지 않은 작물이에요. 보통 10월에 파종해 6월에 수확하기 때문에 추운 겨울을 보낸 뒤에는 겨가 알곡을 병충해로부터 보호하지요. 다만 숙기가 빠른 것을 농가들이 선호하는 편이긴 해요. 귀리를 수확한 다음에 다른 작물을 심는 식으로 돌려짓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숙기가 빠르면 돌려짓기에 유리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농가 소득에 기여하는 부분도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