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감자를 되심어야 또 다시 감자를 생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영양번식작물이다. 감자를 생산하기 위해 되심는 감자를 씨감자라고 하는데, 씨감자는 각종 병해충에 걸리지 않은 깨끗하고 순도가 높은 감자여야 한다. ‘왕산종묘’는 ‘정직하게 키우는 국가대표 씨감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연간 1,200t의 씨감자를 감자농가에 공급하고 있다.
왕산종묘 권세휘 실장은 “정부보급종과 같은 방식의 생산체계로 씨감자를 생산하고 있는데, 특히 생산에서 판매까지 하다 보니 철저히 관리된 보급종 단계의 고품질 무병 씨감자를 농민의 마음으로 정직하게 공급하고 있다”라며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국내 민간 씨감자 농업회사 중에서는 가장 다양한 품종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왕산종묘에서 취급하고 있는 씨감자는 꾸준한 인기 품종인 수미,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두백을 비롯해 생식용인 홍영, 자영, 2기작 품종인 새봉, 은선 등이다. 여기에 퇴화되었던 남작 품종을 복원해 소량 공급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품종인 단오, 백작, 왕산까지 총 13가지의 씨감자를 정직하게 키워내고 있다. 모든 씨감자를 정직하고 정성껏 재배하고 있지만, 권세휘 실장이 가장 애착을 갖는 것은 아무래도 자체 개발한 품종들이다.
‘단오’는 ‘수미’의 퇴화에 대비해 개발한 품종으로, 수미와 아주 유사하지만 수미보다 역병, 반쪽시들음병에 저항성이 강하고 전분 함량이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감자의 주산지인 강릉을 대표하는 이름을 짓고 싶다는 마음과 단오철에 수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단오’라는 이름을 붙였다. ‘백작’은 일본 품종인 ‘남작’과 미국 품종인 ‘대서’를 대체하기 위해 만든 품종으로 포슬포슬한 감자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한 품종이다. 그리고 권세휘 실장과 권태연 CPO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품종은 ‘왕산’이다. ‘두백’을 대체하는 품종으로 저온과 가뭄에도 발아세가 강하며 식미가 뛰어나고 재배가 쉽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권세휘 실장은 “‘왕산’은 저와 동생의 기여도가 가장 많이 들어간 품종으로, 계통 선발 과정을 함께했다”라며 “어렸을 때 아버지가 감자밭에서 마음에 드는 감자를 골라보라고 하셔서 놀이식으로 감자를 골랐는데, 그러한 과정들을 거치면서 품종 출원까지 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권태연 CPO도 “아버지와 기술고문이신 김관수 박사님이 함께 육종한 품종들은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와 감자의 병리·생리적 퇴화에 대비하고, 감자농가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토종종자라고 자부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