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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촌이 마주한 인구 감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농어촌 기본소득이 도입된다.
단순히 경제적 지원을 넘어 주민들이 고향을 지키며 살아갈 든든한 토대를 마련하고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시도다.
올해 전국 10개 군에서 시행하는 이번 시범사업은 농어촌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일구는 희망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간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10개 군을 대상으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운영한다. 대상 지역은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북 옥천, 충남 청양, 전북 순창·장수, 전남 곡성·신안, 경북 영양, 경남 남해다. 해당 지역에 30일 이상 거주한 주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한다. 나이 제한 없이 실거주 요건만 갖추면 가구원 수대로 기본소득을 받을 수 있다. 재원은 국비 40%, 지방비 60%로, 지방자치단체 여건에 따라 지방비 규모는 조정할 수 있다. 1인당 지급액은 신안·영양군은 월 20만 원, 그 외 지역은 월 15만 원이다.
이번 시범사업의 핵심은 지급 방식에 있다. 기본소득은 현금이 아닌 지역사랑상품권 형태로 지급되며, 사용처는 지역 내 소상공인과 공익적 성격의 사업장으로 제한된다. 읍·면 단위 생활권을 기준으로 사용 지역을 설정해 중심지뿐 아니라 소비가 위축된 취약 지역에서도 골고루 소비가 이뤄지도록 설계했다. 단순한 현금 지원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다시 쓰이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시범사업 대상 10개 군은 지역 여건에 따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경기 연천, 충북 옥천, 충남 청양, 전북 순창·장수, 전남 곡성, 경남 남해 등 7개 군은 ‘일반형’으로 운영된다. 인구 감소와 산업 기반 약화로 불리한 여건에 놓인 지역에서 기본소득이 주민의 생활 안정과 지역 활력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를 살펴보는 방식이다.
강원 정선, 전남 신안, 경북 영양 등 3개 군은 ‘지역재원창출형’ 모델을 적용한다. 지역이 보유한 자산이나 수익원을 활용해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기본소득으로 환원하는 방식으로, 기본소득의 지속 가능성까지 함께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강원 정선은 관광·서비스업 의존도가 높은 산간 고원의 농산촌 지역이라는 특성을 반영해, 강원랜드에 투자한 주식 배당금을 주민에게 기본소득으로 돌려주는 특화 모델을 제시했다. 관광 산업의 수익이 지역 주민의 일상으로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실험이다.
전남 신안은 햇빛·바람 연금으로 불리는 재생에너지 발전 이익을 지자체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한다. 주민 협동조합과 군 간 합의(2010년 2월)를 통해 일부 주민에게만 돌아가던 수익을 전체 주민과 공유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천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어촌 지역에서 기본소득이 지역 활성화와 공동체 유지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함께 검증한다.
경북 영양은 대규모 풍력발전단지(328MW) 조성과 풍력발전기금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재원을 확보한다. 지리적 폐쇄성이 높고 인구가 적은 농산촌 지역에서 기본소득이 생활 기반을 지탱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자료: 국가데이터처)
이번 시범사업은 정책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데 중점을 둔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NRC 농촌 기본사회 연구단’을 발족하고 조사, 경제, 사회, 자치 등 4개 분과로 나누어 분석을 진행한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농촌 기본소득이 개인의 삶과 지역 사회 전반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정책 효과는 사전에 설정한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평가한다. 이 검증 결과는 향후 본사업의 추진 여부와 구체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사회적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본사업 추진 방향을 검토하고, 올해 안에 「농어촌 기본소득에 관한 법률」 제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