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026 Vol.249

May 2026 Vol.249
그린 Poeple > 셀럽의 식탁

하나의 세계가
내 삶에 들어왔다

여섯 번의 기적,
더 깊어진 사랑

한 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하나의 세계가 그의 삶으로 스며들었다.
그렇게 여섯 번, 삶은 더욱 풍성해졌고 사랑은 한층 깊어졌다.
가수 박지헌에게 육아는 ‘희생’이 아닌 ‘확장’이다.
6남매 아빠이자 아티스트로 살아가는 그의 일상에는 사랑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삶의 방식이 담겨있다.

장유정 ㆍ 사진 김정호

박지헌 가수

‘보고 싶은 날엔’ ‘눈을 보고 말해요’로 사랑받아 온 V.O.S 박지헌. 그는 자신을 소개할 때 가장 먼저 ‘6남매 아빠’라는 말을 꺼낸다. 단순한 수식어가 아닌 지금의 자신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쥐여주기보다 더 많은 시간을 내어주는 쪽을 택했다. 홈스쿨링도 그 연장선에 있다. 사랑을 오래 노래해 온 가수 박지헌은 사랑이란 결국 함께 살아내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6남매 아빠 V.O.S 박지헌입니다. 요즘은 음악 활동만큼이나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제 삶에서 더 크게 느껴집니다. 아이들이 자라고 큰아이가 성인이 되면서 집 안에도 조금씩 새로운 시간이 열리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그 변화 속에서 가족과 함께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지 많이 생각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Q. ‘6남매 아빠’라는 소개가 인상적입니다. 요즘 아이들과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나요?

예전에도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아이들이 크니까 또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리더라고요. 이제는 돌보고 가르치는 시간보다 함께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앞으로 어떤 삶을 꾸려갈지, 어떤 일을 함께할지 고민합니다. 재미와 의미를 모두 잡으면서 우리 삶에 보탬이 되는 활동은 무엇일지 자주 대화를 나눕니다. 우리 가족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오히려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Q. 6남매 모두 홈스쿨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특별한 비결이나 방식이 있나요?

사실 홈스쿨링을 선택한 목적이 ‘더 나은 교육’은 아니었어요. 대단한 프로그램이나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찾기보다, 가족이 함께 사랑하며 보내는 시간을 지키고 싶었을 뿐이죠. 그래서 저희에게 홈스쿨링은 ‘무엇을 가르칠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함께 행복할까’에 대한 답입니다.

요즘 홈스쿨링 시스템이 정말 잘 되어 있지만, 저희는 그보다 아이들과 살을 맞대는 시간 자체에 집중했습니다. 성취라는 잣대로 보면 조금 느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와 끈끈한 유대감을 쌓고 성인이 된 뒤에도 함께 꿈꿀 수 있는 사이가 되고 싶다면, 홈스쿨링은 그 무엇보다 강력한 힘이 되어줍니다.

Q. 아이를 키우는 일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지는 않으신가요?

그런 말을 자주 듣다 보니, 아이를 키우는 게 시작도 하기 전에 힘든 일로 낙인찍힌 건 아닐까 싶어 안타깝습니다. 물론 힘든 순간이 왜 없겠어요. 하지만 저는 그 무게보다 양육이 주는 기쁨과 가치에 더 집중했습니다.

자녀가 하나일 때와 둘일 때, 그리고 여섯일 때 보이는 삶의 풍경은 완전히 달라요. 아이가 태어나는 건 그 아이가 가진 하나의 세계가 제 삶으로 들어오는 일이에요. 여섯 아이를 키운다는 건 제 세계가 그만큼 넓어졌다는 뜻이지요. 아내까지 더해 여덟 개의 세계를 누비며 살고 있으니, 제게 육아는 희생이 아니라 매일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여행에 가깝습니다.

Q. 독립이나 결혼에 관한 생각도 남다르실 것 같아요.

아이들이 오히려 빨리 결혼해서 아이를 많이 낳고 싶다고 말하곤 해요. 그 모습이 참 고맙죠. 이건 부모가 강요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부모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이 스스로 느낀 결과물이라 생각합니다.

흔히 ‘독립’이라고 하면 따로 떨어져 사는 물리적인 거리를 먼저 떠올리지만, 저는 정서적 독립이 훨씬 중요하다고 봅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자기 삶을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 말이죠. 그런 독립이 선행된다면 가까이 모여 살아도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아요. 오히려 서로의 천국을 누리며 살 수 있어요. 우리 가족이 지향하는 방향이기도 합니다.


삶은 절대 당연한 게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이 순간 자체가 기적입니다.

Q.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는 박지헌 님만의 교육 철학이 궁금합니다.

흔히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고 하잖아요. 저는 거기에 앞모습도 많이 보여주며 살았던 것 같아요. 아이들이 고민하는 순간마다 함께 이야기하고, 삶의 중요한 가치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했습니다. 말로 가르친 게 아니라, 함께 생각하고 같이 선택하려고 했어요.

최근에는 식탁에서 ‘초가공식품 덜어내기’를 결정했어요.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왜 필요한지 충분히 대화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인 저 역시도 초가공식품을 먹지 않기로 결정했어요.

저는 훈계도 결국 먼저 실천한 사람이 해야 힘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바르게 키워야겠다고 애쓰기보다, 제가 먼저 바르게 살려고 했던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Q. 식탁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아이들을 위해 식탁에서 꼭 챙기는 게 있다면요?

식탁에서 꼭 사수하는 건 제철 음식과 국산입니다. 제철 식재료를 올리고, 가능하면 국산으로 고르려고 해요. 달걀도 꼼꼼히 보고 사고, 고기도 늘 떨어지지 않게 챙깁니다.

사람들은 건강하게 먹으려면 손이 많이 간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고요. 요즘은 밀키트도 유기농 농산물을 활용한 것들이 나오고, 시판 반찬도 재료만 잘 보면 충분히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어요. 초가공식품을 덜어내고 제철 음식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의 비염과 여드름이 줄었고, 잠도 훨씬 깊이 자요. 덕분에 키도 쑥쑥 컸습니다.

Q. 제철 식재료가 주는 힘이 있나요? 5월 식재료 추천해 주세요.

저는 땅이 주는 힘을 믿습니다. 그 계절에 나는 것이 결국 그때 우리 몸에도 가장 유익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가족의 식탁은 철 따라 달라집니다. 겨울에는 귤이 자주 올라오고, 봄에는 딸기를 한참 먹고요. 또 어떤 때는 감자나 옥수수가 식탁을 채웁니다. 5월이면 블루베리도 참 좋죠. 아침에는 스무디로 마시고, 식탁 위에 올려두면 간식으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집어 먹더라고요.

Q. 마지막으로 그린매거진 독자에게 사랑의 가치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음식이든 가정이든 결국 본질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의 것, 땅의 것, 사람의 것, 그리고 사랑 그 자체를 추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어요. 우리는 너무 많은 자극과 대안 속에 살고 있지만, 결국 사람을 살리는 건 본질입니다. 식탁도 그렇고, 가정도 그렇고, 사랑도 그렇습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본질로 돌아가면 삶은 더 단단해지고 풍요로워집니다. 제철 식재료로 식탁을 채우고 가족과 눈을 맞추며 사랑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Vol.249
2026년 0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