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026 Vol.249

May 2026 Vol.249
그린 Poeple > 메이드 인 코리아

오래된 맛의 변주
돌배, 새로고침

혹독한 된서리를 견딘 돌배는 더 깊은 단맛을 내고, 봄이 오면 딸기 향이 온 마을을 물들인다.
매화꽃이 지고 햇살이 따가워질 무렵이면 매실도 열매를 맺는다.
광양의 사계를 품은 돌배와 딸기, 매실은 달콤한 음료가 되어 우리 곁에 다가왔다.
약용에 머물렀던 돌배를 ‘워터젤리’로 재해석해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 참조은돌배농업회사법인(주) 식구들을 만났다.

장유정 ㆍ 사진 김정호 ㆍ 추천 농촌자원과 류은혜 농촌지도사

참조은돌배 농업회사법인(주)

Q. 참조은돌배 소개 부탁드립니다.

‘참조은돌배’는 전남 광양의 특산물인 돌배를 활용해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생산하는 법인 기업이에요. 개인사업이 아닌 법인 형태로 운영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농가와의 협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입니다. 법인은 투자 유치나 유통 확장에도 유리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브랜드 성장 측면에서도 큰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수많은 농산물 중 유독 ‘돌배’에 매료된 계기가 있나요?

광양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농산물을 고민하던 중 돌배가 가진 가능성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돌배는 일반 배에 비해 비타민과 섬유질 함량이 높고, 기관지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어요. 일반 배보다 크기가 작고 단단하지만, 특유의 깊은 향과 깔끔한 단맛도 일품입니다. 하지만 약용으로 쓴다는 인식이 강해 대중적인 소비는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이 좋은 돌배를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사업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워터젤리를 비롯해 돌배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Q. 돌배를 활용해 가공품을 만들겠다고 결심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돌배는 원물 그대로는 소비가 제한적입니다. 저장성이나 활용도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었죠. 예전에는 생강과 도라지를 넣은 돌배즙 형태로 유통됐어요. 그런데 맛이 한약에 가까웠죠. 엄마들은 건강에 좋으니 돌배를 아이에게 먹이고 싶어 하는데, 아이들이 먹기 힘든 맛인 거예요. ‘어떻게 하면 돌배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가 개발의 시작이었어요. 그러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 뭘까?’를 생각하다 보니 워터젤리 형태가 된 거죠.



Q. 돌배 워터젤리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어떤가요?

오프라인에서 시음행사를 하면 아이들이 맛을 보고는 부모님 손을 끌고 옵니다. 예전에는 어머님들이 억지로 먹여야 하는 건강식품이었다면, 이제는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먹는 기호식품이 된 거죠. 그리고 원재료를 보시면 더 신뢰가 가서 구매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저희 워터젤리 3종(돌배, 매실, 딸기)에 들어가는 모든 원재료를 광양에서 수급합니다. 청년 농부가 직접 재배한 우리 품종 딸기, 광양 특산물인 매실, 저희가 직접 관리하는 돌배까지 모두 광양에서 자란 것들이거든요. 딸기는 홍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개발한 ‘홍희’라는 신품종인데 딸기에서 사과, 청포도, 복숭아 같은 다양한 과일 향이 나요. 광양 매실의 향과 깊이는 말할 것도 없고요. 된서리 맞은 돌배의 은은한 향은 일반 배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이렇게 원재료가 좋다 보니 저희는 첨가물을 최소화해 자연 그대로의 맛을 구현했고, 소비자분들도 그 진심을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요.

Q. 원재료 생산부터 마케팅까지, 업무의 외연이 넓은데 법인 구조가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초창기에는 혼자 모든 과정을 도맡으며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농업인들과 함께하며 각자가 가진 강점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죠.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이들이 합심해 법인을 꾸리니 비로소 시너지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조율 과정에서 진통도 있었습니다. 생산의 관점과 영업의 관점은 늘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농부들이 직접 마켓 현장에서 소비자를 만나고, 판매 전문가들이 농장을 방문해 현장의 노고를 살핍니다. 서로의 테두리를 허물고 배려하는 과정 속에서 상생의 길을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수많은 시행착오는 어떻게 극복해오셨나요?

원물인 돌배와 가공품인 워터젤리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광양시와 농촌진흥청의 교육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고, 특히 농촌진흥청과 광양시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광양농산물가공센터’의 설비 지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영세 사업자가 독자적인 공장을 운영하기란 매우 힘든 일인데, 시에서 운영하는 HACCP 인증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재정적 부담은 줄고 위생에 대한 신뢰도는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제품 디자인부터 마케팅까지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조력이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Q. 연령대별로 추천하는 ‘참조은돌배’ 제품이 있다면요?

저희 제품은 영유아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즐길 수 있게 준비돼 있어요. 이유식을 먹는 아기들부터 먹을 수 있게 광양산 유기농 쌀과 돌배로 만든 ‘참조은 쌀과자’가 있고요. 아이들에게는 ‘워터젤리’를 추천합니다. 면역과 기관지 건강에 좋은 돌배를 간식처럼 먹을 수 있거든요. 맛도 다양해서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어요.

또 요즘 차로 하는 디톡스, 이른바 ‘티톡스’가 유행이잖아요. 다이어트와 건강을 생각하는 청년분들에게는 돌배와 레몬, 광양산 매화꽃을 블렌딩한 ‘매화돌배차’를 추천합니다. 임산부에게는 면역과 피로 회복에 좋은 ‘포도 품은 돌배즙’을 추천해요. 어르신들께는 기관지 관리에 도움이 되는 농축액이나 ‘광양돌배숙차’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Q. 돌배 워터젤리를 더 맛있게 먹는 팁이 있다면요?

이제 여름이 다가오잖아요. 냉동실에 넣어뒀다가 꺼내 슬러시처럼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저희 제품이 파우치 형태이다 보니 녹여 먹기도 쉽거든요. 또 하이볼로 드시는 경우도 있어요. 워터젤리에 럼주나 위스키를 더해 하이볼로 마시면 새로운 별미가 됩니다.

Q. 돌배의 미래, 어디까지 내다보고 계신가요?

현재는 음료와 간식 중심이지만, 향후 건강식품, 기능성 식품, 심지어 뷰티 분야까지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돌배의 효능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참조은돌배’가 그려가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사업 초기에는 “돌배는 시장성이 낮으니 하지 마라.”는 우려 섞인 조언도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고 이미 대중화된 상품은 경쟁자가 많더라도 오히려 시장에서 소비되기 더 쉽다는 뜻이었죠. 그만큼 돌배처럼 낯선 작물은 알리는 일부터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돌배의 진정한 가치를 믿었습니다. 몰라서 찾지 않을 뿐, 한 번 경험하면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돌배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사람들이 돌배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참조은돌배’가 생각났으면 좋겠습니다. 돌배의 대표 브랜드가 되는 날이 올 때까지 노력해보려고요. 지역 농가와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나아가 해외 시장에도 돌배의 가치를 알리고 싶습니다.







Vol.249
2026년 0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