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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무안 들녘, 붉은 황토밭 위로 탐스러운 양파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계절이다.
봄내 땅속에서 단단하게 몸집을 불려온 양파들이 마침내 수확의 시간을 맞이했다.
갓 수확한 한여름의 숨결이 그대로 진열대로 이어지는 곳, 일로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의 문을 열었다.
전남 무안군 일로읍에 자리한 일로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가장 짧은 거리에서 연결하는 지역 농업의 구심점이다. 2013년 문을 연 이곳은 지역 농업인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출하하고 판매하는 직거래 중심 공간으로,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일로농협 하나로마트 내에 위치한 ‘숍인숍(Shop-in-Shop)’ 형태의 매장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이 일상적인 장보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로컬푸드를 접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가장 큰 매력은 중간 마진을 과감히 제거한 생산자 중심의 유통 구조에 있다. 농업인이 직접 출하하고 스스로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불필요한 유통 단계를 줄이고, 농가에는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제공한다. 당일 수확한 신선한 농산물을 직접 진열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시중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최상의 신선도를 자랑하는 먹거리를 믿고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직매장에는 155개 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2025년 기준 연간 방문객 수는 41만5,328명에 달한다. 지역 농업인과 소비자가 꾸준히 찾는 생활 밀착형 로컬푸드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며 무안을 대표하는 직거래 공간으로 성장하고 있다.
매장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도 이곳의 남다른 이력이다. 일로농협은 개장 초기부터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는 ‘이동식 로컬푸드 직거래장터’를 적극 운영해왔다. 목포 평화광장과 인근 아파트 단지를 순회하며 도시민과의 접점을 넓혀온 이 장터는 도농 상생의 범위를 확장하는 선구적인 시도로 자리매김했다.
7월 무안의 주인공은 단연 양파다. 무안은 국내 전체 양파 생산량의 약 15% 이상을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대의 양파 주산지다. 전국에서 유통되는 양파 6망 중 1망은 무안 황토밭에서 나오는 셈이다.
무안은 군 전체 면적의 상당 부분이 황토로 이뤄져 있고, 바다와 가까운 지리적 특성 덕분에 서늘한 해풍과 풍부한 일조량을 함께 품은 양파 재배의 적지로 꼽힌다. 배수가 잘되는 황토 토양에서 자란 무안 양파는 과육이 단단하고 과일처럼 은은한 단맛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저장성이 좋아 오래 두고 먹기에도 알맞고, 익힐수록 깊고 부드러운 단맛이 살아나 여름 밥상 곳곳에서 존재감을 발휘한다.
이맘때 직매장에는 갓 수확한 햇양파가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껍질이 얇고 수분 함량이 높은 햇양파는 부드러운 매운맛과 아삭한 식감을 지녀 생으로 먹기에도 그만이다. 양파 장아찌, 샐러드, 양파김치 등 여름 식탁을 풍성하게 만드는 다양한 요리의 주재료로 사랑받는다. 매대에는 양파뿐 아니라 애호박, 가지 등 여름 제철 농산물도 함께 진열돼 무안 들녘의 풍요로운 풍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이 풍요로운 매대는 무안 농업인들이 함께 만든 결실이다. 2013년 당시 개장 초기만 해도 100여 농가의 열정과 140여 개 품목으로 문을 열었지만, 이제는 일로읍을 중심으로 삼향읍, 몽탄면 등 무안 곳곳의 중소농과 고령 농가들이 동참하는 살아있는 제철 장터로 성장했다.
현재 이곳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농산물 353개 품목을 비롯해 축산물, 가공식품 등 총 464개에 달한다. 신선 농산물부터 지역 특산 가공식품까지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생산자의 이름이 정직하게 적힌 농산물 앞에서 소비자는 비로소 무안의 푸른 밭을 떠올린다.
일로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의 하루는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다. 농업인들은 수확 직후의 농산물을 직접 매장으로 가져와 출하한다. 복잡한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는 생산지의 신선함을 거의 그대로 만날 수 있다. 농산물에는 생산자 정보와 출하일이 표기돼 있어 먹거리의 이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소비자에게는 신뢰를, 소규모 농가와 고령 농업인에게는 안정적인 판로와 자부심을 안겨준다. 최근에는 출하 농가를 대상으로 품질관리와 안전성 교육도 꾸준히 실시하며 지역 농산물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양파 한 망은 곧 한 해 농사의 무게다. 무안을 대표하는 특산물이자 농업인의 삶을 지탱하는 소득원이며, 지역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산업이기도 하다. 봄에 심어 여름에 거두는 그 단순한 순환 속에 황토밭을 일군 농업인의 땀과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일로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그렇게 길러낸 농산물이 가장 신선한 상태로 소비자에게 닿을 수 있도록 가장 가까이에 서 있다.
제철에 난 것을 제철에 먹는 일은 사소해 보이지만, 그 선택 하나가 지역 농업인의 내일을 만든다. 무안에서 자란 양파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만나는 것, 생산자의 이름을 보고 장바구니에 담는 것, 그것이 로컬푸드가 이어가려는 작지만 단단한 연결이다.
무안의 여름을 가장 맛있게 경험하고 싶다면, 지금 일로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을 찾아가 보자. 둥글고 알찬 양파 한 망 속에서 무안의 여름이 그대로 전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