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광용·유안진 부부에게 농장은 단순한 농장이 아닌 ‘딸기가 사는 집’ 이다.
건축을 전공한 정광용 대표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물을 고르고, 기술로 습도·온도·빛을 조절하여 딸기가 편안히 자랄 환경을 설계했다.
아내 유안진 대표는 농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가장 따뜻한 첫 인사를 건넨다.
부부의 손길과 정성 속에서 자란 딸기는 오늘도 한입의 달콤함으로 작은 행복을 전한다.
정광용 대표 안녕하세요. 2022년에 귀농을 결심했고, 2023년 청년창업농에 선정돼 그해 9월부터 딸기 스마트팜 ‘오늘의딸기’에서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청년 농부 정광용입니다.
유안진 대표 남편이 귀농한다고 했을 때 선뜻은 아니었지만, 기꺼이 따라온 용감한 아내 유안진입니다.
정광용 대표 원래 건축을 전공했는데, 사업을 할지 직장인으로 남을지 고민하던 시기에 농사 관련 영상을 보게 됐어요. 평화롭고 좋아 보였고, 그때부터 귀농을 생각하게 됐죠. 작물을 딸기로 정한 뒤에는 전국 지도를 펼쳐놓고 여러 지역을 살펴봤어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살아갈 환경까지 생각하니 교육이나 생활 인프라도 중요하더라고요. 익산은 도농복합도시라 생활 여건이 좋고, 논산과 가까워 딸기 농사 인프라를 활용하기에도 편리해서 선택하게 됐습니다.
유안진 대표 남편은 굉장히 꼼꼼하고 분석적인 사람이에요. 저는 처음에 사과나 배 같은 과수가 더 수입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남편이 농촌진흥청의 ‘농산물 소득조사’를 보여주면서 딸기 가격은 20년 동안 큰 등락이 없다고 설명해주더라고요. 도매시장 흐름까지 근거를 들어 이야기하는데 설득이 됐어요. 무작정 “나만 믿고 따라와” 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초부터 탄탄하게 설계하는 사람이어서 귀농도 믿고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정광용 대표 저도 처음에는 맨땅에 헤딩을 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귀농귀촌종합지원센터를 알게 된 뒤 곧바로 교육에 참여했습니다. 농촌진흥청 데이터를 분석해 작물을 선택하고, 재배 기술부터 병해충 자료까지 꼼꼼히 챙기며 차근차근 준비했습니다.
또 전국을 다니며 직접 농가를 찾아갔습니다. 전화로는 바쁘다며 상담을 거절 하셔도 일단 찾아가 조언을 구하면, 훨씬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더라고요.
정광용 대표 열 분 중 아홉 분은 하지 말라고 하세요. 힘드니까요. 그런데 저는 데이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잖아요. 힘들다고 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시간이 지나 다시 가보면 농장이 커져 있더라고요. 그럼 ‘이건 되는 사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저에게 귀농을 추천해주신 한 분은 딸기 농사로 성공하신 분인데, 그분은 농부이기 전에 사업가였어요.
‘내가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끝이 없지만, 경영자의 시선으로 보면 미래가 보인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성공하신 분의 말씀을 신뢰하기로 했습니다.
유안진 대표 비전은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쉬운 길은 아니죠. 꼭 점검해보셨으면 하는 건 ‘시골 생활 패턴이 나와 맞는가’예요. 매달 고정적인 수입이 발생하는 도시의 월급 생활과 달리 농사는 수익이 나기까지 시간이 걸리거든요. 작물이 자라는 시간을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귀농은 충분히 비전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광용 대표 전북농식품인력개발원의 ‘전북농업마이스터대학 청년 CEO 딸기 과정’을 들었어요. 생소한 농업 용어에 적응하며 기초부터 탄탄히 다진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그곳에서 먼저 귀농한 청년 농업인들과 자연스럽게 네트워크가 생겼어요. 농사를 하다 생기는 문제를 현실적으로 조언받을 수 있어서 큰 힘이 됐습니다.
정광용 대표 농사는 경험이 많은 사람만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공부해보니 기술을 잘 활용하면 초보 농업인도 충분히 농사를 지을 수 있더라고요. 특히 기후변화가 잦은 요즘은 경험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고요.
저는 건축을 하며 배운 감각이 농사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건축이 사람이 사는 공간을 짓는 일이라면, 농사는 딸기가 사는 집을 짓는 일이더라고요. 배관, 수로, 환기, 온습도 조절 같은 부분이 다 연결돼 있었어요.
유안진 대표 실제로 남편은 에너지관리기능사, 실내건축기사 등 건축 관련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어요. 이게 스마트팜 운영에 큰 도움이 됐어요. 건물의 구조와 환경을 이해하고 있으니까, 외부 풍향에 따라 환기를 위해 창 하나를 열어도 어느 방향의 창을 열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아요. 습도나 온도를 조절하는 부분도 건축 환경을 이해하니 훨씬 탁월한 거죠.
저희 말고 다른 분들도 도시에서 쌓아온 각자의 강점이 있잖아요. 마케팅이든 설비든, 그런 전문성을 농업에 접목하면 새로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유안진 대표 저는 손님들의 반응을 가장 가까이에서 봐요. 무뚝뚝하게 들어오셨다가 딸기 한 입 드시고 어린아이 같은 표정으로 웃으실 때 정말 기쁘고요. 또 “저희 아기는 딸기 안 먹어요. 그래서 친해지게 해주고 싶어서 왔어요.”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아이가 앉은 자리에서 딸기 한 팩을 다 먹는 거예요. 너무 뿌듯했죠. 노부부께서 “70년 동안 먹어본 딸기 중 오늘 먹은 딸기가 제일 맛있다”고 말씀하셨을 때도 참 뿌듯했고요.
정광용 대표 체험농장이 메인인 만큼 체험시설에도 특히 신경을 많이 썼어요. 농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아이들이 집에 가기 싫어할 만큼 즐길 거리가 가득합니다. 경운기를 타고 딸기를 수확하는 체험은 ‘오늘의딸기’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이고요. 딸기 아이스크림, 케이크, 초코퐁듀 만들기 체험도 마련돼 있어 딸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모래놀이와 편백 놀이터, 트램펄린 같은 놀이시설도 갖춰 아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즐기기 좋습니다.
정광용 대표 보기 좋은 딸기가 맛도 좋다는 건 기본이고요. 초록 꼭지 부분이 왕관처럼 솟아 있는 딸기는 당이 끝까지 꽉 찬 경우가 많습니다. 딸기는 끝부분이 가장 달고 위로 갈수록 살짝 새콤해지니까 한 알을 한입에 먹는 게 가장 맛있어요. 또 제 경험상 큰 딸기가 맛이 더 진한 경우가 많아요. 한 줄기에서 가장 먼저 열린 첫 열매라 영양을 많이 받거든요.
유안진 대표 저희 농장은 행잉 업 다운 베드(hanging up-down bed) 방식을 선택했어요. 베드가 위아래로 움직여 아이부터 키 큰 어른까지 누구나 편하게 딸기를 딸 수 있거든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휠체어 이용자도 편하게 체험할 수 있는 베리어 프리(barrier-free) 농장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농장이 되고 싶어요.
정광용 대표 저는 귀농하면서 받았던 도움을 흘려보내주고 싶어요. 저희가 겪었던 어려움을 다른 사람들은 좀 덜 겪을 수 있도록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또 농촌에 와보니 주변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소소하게나마 그분들과 행복하게 같이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